불이 잠깐 타올랐다 꺼지면 괜찮지만, 불길이 계속 번지면 집이 망가지는 것처럼 우리 몸의 염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왜냐면, 작은 자극에 대한 방어 반응으로 시작한 염증이 제때 꺼지지 않으면 결국 만성 질환이라는 커다란 문제를 불러오기 때문이죠. 사실 ‘염증’이라는 단어는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치과에서 “잇몸에 염증이 있다”라는 말을 듣거나, 병원에서 “목에 염증이 좀 있네요”라는 진단을 받기도 하죠. 그런데 염증이 꼭 눈에 보이는 상처나 통증만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데 몸속 깊은 곳에서 조용히 불씨처럼 타오르고 있는 만성 염증도 있기 때문입니다. 급성염증 vs 만성염증, 뭐가 다른 걸까요? 우리 몸은 생각보다 상당히 체계적이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 같은 외부 침입자가 들어오거나 조직이 손상되면 바로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 이게 바로 급성염증인데요, 예를 들어 손가락을 살짝 베었을 때, 그 부위가 빨갛게 붓고 뜨겁게 느껴지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급성염증은 결국엔 세균을 잡고, 손상된 조직을 치우고, 새로운 세포가 자라도록 돕습니다. 그래서 며칠 지나면 부기가 빠지고 상처가 아물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지죠.그런데 문제는 이 염증이 ‘꺼지지 않고’ 계속 이어질 때입니다. 정상적이라면 멈추었을 반응이 끊임없이 진행되는 상태, 즉 만성염증입니다. 이 만성염증은 마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집 안 구석구석을 태우는 것처럼 눈에 띄는 증상 없이 오랜 시간 몸을 갉아먹기 때문에 더 무섭습니다. 만성염증이 불러오는 질환들 만성염증은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며 곳곳을 손상시킵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이 생각보다 아주 다양하고 심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