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내려와 살다 보면 도시에선 잘 겪지 못했던 일들이 참 많습니다.봄이면 벌과 나비가 지천이고, 여름이면 이름 모를 풀들이 우거져 발밑이 초록으로 가득하죠. 처음엔 이런 자연의 풍경이 참 예쁘게만 보였는데요, 문제는 그 ‘자연스러움’이 제 몸엔 너무 자극적이더라는 겁니다.풀숲에 조금만 다녀와도 피부가 벌겋게 부풀어 오르고, 긁지 않으려 해도 가려움이 미칠 듯이 올라옵니다. 알고 보니 저는 ‘풀독 알레르기’가 꽤 심한 체질이더군요. 그리고 이 체질은 벌에 쏘였을 때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그래서 어느 날, 텃밭 일을 하다가 ‘윙—’ 하는 소리와 함께 팔을 쏘였는데요, 정말 세상이 하얘지더군요. 그날 이후로 저는 벌에 쏘였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어떤 약을 써야 하는지를 아주 철저히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조금 자세히 나눠보려 해요.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벌에 쏘였을 때 약국에서 쉽게 구해 사용할 수 있는 알레르기 응급 약들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벌에 쏘였을 때 우리 몸은 왜 이렇게 난리가 날까? 벌에 쏘이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건 ‘화끈거림’입니다. 정말 뜨거운 바늘로 찌른 듯한 통증부터 느껴지기 시작해서 그 후엔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고 점점 부어오르기 시작합니다. 이건 단순한 상처가 아니라 ‘벌독’이 우리 면역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벌독엔 여러 가지 단백질 독성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그중 일부는 면역세포를 자극해 염증 반응을 일으킵니다. 그래서 붉은 기, 열감, 통증이 생기고, 가려움까지 따라옵니다.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히 가라앉지만, 문제는 저같이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입니다. 아나필락시스 증상 이 경우 벌독이 체내에 들어오면 면역계가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아나필락시스’라 불리는 전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그래서 갑작스러운 호흡 곤란, 전신 두드러기, 어지럼증, 심지어 의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