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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상 것이 아닌 듯한 특이한 웹툰, 던전리셋

이세상 것이 아닌 듯한 특이한 웹툰, 던전리셋

네이버 블로그 · 2025년 3월 28일

슬기로운 다운이의 일기를 보고 있자면 뭔가 자극적인 내용은 없는데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힐링물이라고 보기엔 왠지 판타지로서의 기본이 잘 잡혀 있고, 내용의 규격도 방대한 편이죠. 그렇다고 힐링물이 아니라고 보기엔 또 보는 내내 흐뭇하고 따뜻하며 귀여운 캐릭터나 소소한 이야기들이 주는 잔재미가 있습니다.던전리셋의 주인공 다운이는 어떻게 보면 실패자입니다. 물론 실제 본인이 가진 능력에 대해 깨닫지 못했을 때까지의 얘기인데요. 원래 이세계에 떨어진 인간들은 강해야 하거든요. 이 강함의 기준은 결국 전투형 능력을 가지고 있는가에 의존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아쉽게도 다운이는 생산형 스킬을 가진 노가다맨이었거든요. 웹툰 던전리셋 그렇게 매일 고생하며 남들 뒷바라지를 해줬지만 정작 인정받진 못했죠. 천덕꾸러기, 무용한 인간으로 취급 받던 그는 던전을 해결해가던 중 결국 남들과 함께 다음 단계로 가지 못하고 낙오하게 됩니다. 보통 낙오자들의 끝은 죽음으로 이어지는데, 아뿔싸! 부상으로 인해 죽기 직전, 동료들이 던전을 뿌셔버립니다. 그 보상으로 인해 생존한 참여자 전원은 회복되게 되는데요.아무도 없던 곳에 혼자 버려졌던 주인공 다운이 역시 깔끔하게 회복 되어버립니다. 문제는...존재감이 없어서인지 회복은 됐지만 동료들이 다음 단계로 넘어간 던전의 입구에서 주인공은 더이상 다음 단계로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말그대로 '오류 인간'이 되어버리며 이 세계에 존재는 하지만, 또 존재하지 않는 이상한 존재가 되어버리죠.그때부터 생산형 인간이었던 주인공은 홀로 생존하기 위해 땅을 파고 들어가 위험으로 부터 도피하게 되는데요. 무작정 땅을 파다보니 어느새 흙 만지기 스킬이 엄청나게 좋아지더라 이 말입니다.땅으로 공도 만들고 침대도 만들고 오만 것을 만들어내다보니 어느새 흙마스터가 되어 전투에도 사용하게 되고요. 나중엔 골렘도 만들고 그야말로 환상의 손이 되어버립니다. 모든 길은 하나로 통한다고 했던가요. 그저 흙을 만졌을 뿐인데, 무언가 굉장한 인물이 되어버렸습니다.그렇게 강해진(?) 주인공은 심지어 부지런하기까지 합니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을 즐기기 시작했고 흙덕후스러운 집착에 의해 상상 할 수 없는 것들을 만들어 내고 응용해내며 무언가 점점 이질적인 존재가 되어가죠.던전리셋은 이런 다운이의 하루하루가 확장되며 서서히 넓어지는 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주인공의 엉뚱한 성장부터, 이상한 부지런함이 가져오는 신박한 결과들 거기에 더해 던전 안에 생존하고 있는 여러 인간들의 모습과 정체를 알 수 없는 관리자들과 세계관이 하나씩 밝혀질 때 마다 근본 없는 만족감이 생기기도 합니다.조금 아쉬운 점은, 분명히 내용은 진행되고 있지만 무언가 좀 진행된다는 느낌이 안들긴해요. 분명히 엄청 변화했고 달라졌지만 이상하게 제자리를 돌고 있는 듯한 기분. 힐링물 중에 유난히 이런게 많긴한데, 당장 생각해도 아빠가 너무 강함 같은 작품도 약간 이런 느낌이죠. 이렇게 힐링물들은 무언가 한곳에서 빙빙 돌고 있는 느낌이 들기 마련인데, 이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매회가 즐거울 테지만, 좀 더 빠른 진행을 원하는 분들에겐 약간 지겨움의 대상이 되기도 할겁니다.던전리셋은 다행이 그렇게 지겨운 진행까진 아니고 꾸준히 궁금함과 소소한 재미들을 자아내고 있어 정주행하는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가긴 합니다. 정리해볼까요. 특이한 컨셉의 주인공, 기본적인 구성의 판타지 세계관, 귀여운 캐릭터들이 있습니다. 꽤 많이 귀엽습니다. 소소한 재미를 주는 스토리가 있고 시기적절한 개그컷도 합격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함께 하며 무언가 기존의 작품들과는 조금 다른 웹툰을 만들어냈네요. 정말 무언가 다릅니다. 던전리셋, 다운이의 슬기로운 하루엔 무언가 특별함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