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메이트

왠지 모르게 계속 보게 되는 소설, 야생에서 갤러리를 얻었다

왠지 모르게 계속 보게 되는 소설, 야생에서 갤러리를 얻었다

네이버 블로그 · 2025년 3월 28일

와, 굉장히 오랜만의 글이네요. 중간에 이런저런 일 때문에 한참 쉬었습니다. 묻는 사람은 없겠지만 현생의 직업에도 변화가 생겼고 수영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네요. 중간에 수영에 대한 글도 연재해보고 싶어서 게시판은 만들어놓고 정작 수영'만'하다가 수영에 대한 글을 쓸 에너지가 남지 않았네요.뭐 그러면서도 글은 계속 읽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습관이라 부르기도 그렇고 그냥 공기 중의 산소 같은 존재가 된지라. 오랜만에 소개할 글은 두부두부님의 야생에서 갤러리를 얻었다입니다. 소설 야생에서 갤러리를 얻었다 이 소설은 정말 새롭습니다. 정말 많은 소설들을 읽어왔지만 이렇게 새로운 구성과 진행의 소설은 작은 충격마저 받았을 정도니까요. 주인공은 어느 날 사계의 숲이란 정체를 알 수 없는 곳에 떨어지게 됩니다. 이 숲은 굉장히 기묘하고 많은 비밀을 가지고 있는 숲이지만, 사람들에겐 거의 알려진 게 없는 말그대로 미지의 장소였습니다.그리고 이 사계의 숲 주변엔 여러 세계들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었고요. 흔히 소설에서 볼 수 있는 천마가 살고 있는 무림, 성기사들이 활약하고 있는 왕국, 술 좋아하는 드워프들의 나라, 매일 나무를 심으며 영토를 넓히고 싶어하는 엘프들, 마족에 다크엘프까지 정말 수없이 많은 세계관들이 사계의 숲을 둘러싸며 동시에 존재하고 소통하고 있었습니다.바로 갤러리를 통해서말이죠. 갤러리란 누가 어떤 의도로 만들었는지도 모르지만 어느새 사람들의 삶 속에 깊이 들어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현시대의 디시인사이드의 어떤 갤러리를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를거에요. 현시대의 디시 역시 그리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고, 서로가 익명 속에 각자의 이유로 활동하고 있거든요. 어느날 자기도 모르게 사계의 숲에 떨어진 주인공 역시, 갤러리에 접속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사계의 숲이란 곳 안에선 원래 갤러리에 접속할 수 없었거든요. 하지만 주인공에게는 그게 가능했던거죠. 그렇게 갤러리계의 별종, 이단아로 생존을 위해 갤러리에서 활동하게 되는 주인공, 주인공의 보법은 남달랐습니다.사계의 숲 밖에선 평생가도 볼 수 없는 진귀한 약초들을 비타민 먹듯이 먹고, 무엇을 하든 현실에선 볼 수 없는 이상한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그러는 동안 주인공 특유의 선함과 소탈함, 격 없는 태도와 진실함으로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되고, 모든 이가 마경이라 부르는 사계의 숲에서의 생존을 이어가게 됩니다.하루가 한달같고, 한달이 일년 같이 정신없는 주인공의 생존은 매일매일이 충격이었고, 어느새 사계의 숲 밖인 갤러리 접속자들의 세계에도 영향을 주게 되고요.이 소설은 굉장히 재밌습니다. 그런데 뭘 보고 있는지 잘 모를 때가 많아요. 정말 잡식성이고 어떤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진행되고 있지만 보다보면 이게 다 뭐지???하는 물음표가 머리에서 떠나지 않게 되거든요. 우리는 가끔씩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야 된다고 얘기합니다. 그게 항상 맞는거 같진 않더라고요. 최소한 사계의 숲에선 적용되지 않는 것도 같습니다. 아니, 맞는건가?...소설 야생에서 갤러리를 얻었다에선 한편 한편을 보면 뭔가 알거 같지만 전체를 보면 미궁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반대도 가능합니다. 한편 한편을 보면 도대체 이게 뭐지란 생각을 하게 되지만, 또 길게 보다보면 뭔가 스토리가 잡히거든요. 이 소설..진짜 좀 굉장합니다. 확실한건, 재밌습니다.정말 궁금해요. 이 주인공 앞에 어떤 스토리가 준비되어있는지. 간만에 가둬놓고 만두만 먹이고 싶은 작가를 만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