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누가 읽을까 싶지만...그래도 LA 여행 중 나처럼 이런 호기심을 갖을 누군가를 위해 기록해보려 한다. LA 다운타운을 걷다보면 멋스러운 건물의 외관에 카메라를 절로 들게 되는 순간이 있다. 우연히 카메라 렌즈 한 가운데에 잡히는 외부 계단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운동하지? 나는 가족들 집에 머물면서 밤마다 아파트 건물 내부 계단 오르기 운동을 하곤 했었다. 그런데 외부 계단도 원할 때 이용할 수 있을까?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남자가 여자를 부르려할때 계단 밖 창문으로 얼굴을 빼꼼 내미는 상황만 이용하는 것인가? 미국의 비상계단 미국 여행하면서 건물 외부에 달린 비상계단(Fire Escape)을 보면 참으로 묘하다. 뉴욕이나 LA 같은 도시를 걷다 보면 영화에서 본 철제 계단이 건물 벽에 붙어 있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비상계단이 대부분 건물 내부에 있어서 미국의 외부 계단이 낯설게 느껴진다. 이 외부 비상계단이 생긴 데는 역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한다.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 대형 화재 사고가 여러 번 있었는데, 특히 1911년 뉴욕의 트라이앵글 셔트웨이스트 공장 화재는 정말 큰 사건이었다. 그때 실내에만 출구가 있으면 연기랑 불길 때문에 대피가 어렵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건물 외벽에 철제 계단을 설치하는 방식이 도입됐다고 한다. 이 계단은 사람들이 건물 밖으로 빠르게 탈출할 수 있게 해주고, 소방관들이 외부에서 신속하게 접근해서 구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미국의 건축 및 화재 안전 규정(IBC, NFPA 101 등)에서는 피난계단을 건물 내부나 외부에 설치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건물의 크기나 용도, 층수에 따라 요구사항이 다르긴 하지만, 외부 계단은 내부 공간을 절약할 수 있고 화재가 났을 때 연기와 불길이 내부로 퍼지는 걸 막는 데 유리하다고 한다. 미국은 땅이 넓고 건물 외부에 계단을 설치할 공간적 여유가 많아서 이런 방식이 더 일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