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세상, 당신이 사는 세상, 소년범이 사는 세상('내가 만난 소년에 대하여' 후기)

주인 잃은 물건을 발견하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나요? 며칠 전 제가 다니는 피트니스센터 파우더룸 탁자에 에어팟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었습니다.옆에 있던 여사님이 어떻게 주인을 찾아줄지 고민하길래, "여기 그대로 놔두면 주인이 와서 찾아가겠죠, 전 잃어버린 물건이 제자리에 있을 때 제일 찾기 편하더라구요."라고 말씀드렸습니다.그랬더니 "그럼 누가 가져가버리지... 아무래도 불안해서 리셉션에 갖다줘야 겠다, 찾다 없으면 거기에 물어보겠지" 하고 갖다 주시더라구요.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같은 상황에 대한 해석과 그에 따른 대응이 다른 이유는,저는 피트니스센터에 두고 온 고가의 화장품이 그 다음에 방문했을때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경험을 했던 반면,여사님은 같은 공간에서 물건을 분실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경험에 따라 같은 공간의 안전성에 대한 판단과 해석이 달라진 거죠. 우리는 모두 과거의 경험에 기초한 판단(상황해석)에 따라 세상을 살아갑니다. 하물며 물리적으로 같은 자리, 같은 시간에 같은 물건를 보고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처럼 상황해석이 다른데아예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을 이해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