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로로 소설, 자몽살구클럽

이 책은 꼭 이 앨범과 함께 읽어야 해요책을 읽고 난 뒤 들어도 좋아요자몽처럼 달콤한 듯 끝은 씁쓸하게 여운을 남겨주어요 책 속 표현들이 너무 좋다.. 🍑 🤍한로로란 사람이 무척이나 궁금해지는 책이었다어떤 삶을 살아왔길래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걸까섬세한 필치 덕에 책 속 상황과 감정이 머릿속에 어렵지 않게 연상되어서 이 책의 작자는 사람을 참 좋아하고, 또 그 사람의 좋은 면을 찾아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사람을 좋게 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구나 등등의 생각을 하게 했다. 내가 한 작품을 보고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그리 나에게 당황스러움을 안겨주는 일은 아니다. 이는 내가 아직 메마른 사람이 되지는 않았구나라는 위안이 되어주기도 하고, 나 요즘 힘든가 하며 바삐 회고하는 계기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렇게 눈물의 행선지를 표류하듯 따라가면 어느덧 출발지에 도착해 그에 걸맞은 하나의 결심을 하기도 하고, 그 감정의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또 다른 표류를 시작하기도 한다. 여기서 자몽살구클럽은 후자였다.불쌍하다의 어원을 사전에 찾아보았다. 처지나 형편이 어려워 애처롭다. 내가 생각하기에 불쌍하다는 표현은 사용하기 전 섬세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무언가 내가 수그리고 시선을 낮춰야 할 것만 같은 대상에게 사용하기에 적합한 말이라 생각했다. 그렇기에 당위성이 필요했다. 내가 그려놓은 위계를 지운다면, 내가 느끼는 감정에 충실하고 솔직해져 본다면, 인간의 이타성이란 그것마저도 이기적인 토대 위에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이 맘 아프고 싫다면 내가 힘들어하는 그들을 보기 힘들다는 것이고, 이젠 그들의 평온한 일상이 보고 싶다는 거다. 그들이 불행한 모습을 보기가 힘들어서, 그들의 행복을 간절히 바랐고 부탁했다.그랬다. 난 그들이 불쌍해서 울었다. 나와는 걱정의 무게가, 고민의 카테고리가 엄연히 달랐으므로. 아침에 거울을 보며 얼굴에 난 뾰루지에 성이 나고, 스타킹에 올이 나가 짜증을 내고, 걸을 때 치마의 실밥이 거슬려서 투덜대고 칭얼대던 나의 학창 시절과는 거리가 멀었으므로.전국의 모든 학생들이, 사람들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이 바람은 어쩔 땐 터무니없이 바보같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는 순간만큼은 너무나 간절해서 그만큼 힘이 아주 커져서 하늘이 이 덧없이 해맑은 소망의 편을 들어줄 것만 같았다. 승산 있는 싸움처럼 느껴졌다.태수의 죽음은 책장을 덮고 숨을 가다듬고 세수에 로션까지 야무지게 바르고 침대에 편히 누울 때까지도 여운이 내 몸을 얼싸안고 따라다녔다. 오히려 평온하게 너무나 잔잔하게 일렁여서 따듯하고 물컹한 무언가가 자꾸만 내 안에서 나올랑 말랑했다. 정말 끝끝내 그것밖에 없는 선택지에 종착해서, 아니 선택보단 정해진 운명을 태수만의 담담함으로 받아들인 거 같아서, 성실히 발버둥 친 결과가 그저 체념뿐이라서. 아스피린 노래에 맞춰 최선을 다해 몸을 맡겨 즐기던 태수의 모습을 상상하면 그대로 온몸의 시스템이 작동을 멈추고 가슴이 미어지는 데에만 온 신경이 집중해서. 태수가 살길 바란 것도 어쩌면 나의 이기심이 아니었을까 의심하며.이 세상의 모든 소하, 태수, 유민, 보현이는 부디 이 순간을 위해 내가 힘들었구나, 내가 지금을 누리기 위해 이제껏 많이 아팠구나를 온전히 느낄 수 있을 만큼 즐겁고 행복해지길 간절히 바라고 소망합니다. 제발 행복해 주세요....